서울숲 습지생태원 뒤쪽 주차장에 올해 봄부터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 잡초만 무성한 화단을 정리하고 꽃을 심기 시작한 것이다. 아, 이 게릴라 가드닝의 주인공은 누굴까?


습지생태원 뒤쪽 주차장은  인근 주민들이 아침, 저녁으로 서울숲에 운동하러 가는 산책길이자 거주자 주차지역이다.

7년 전 운동장과 주차장으로 바뀌기전에는 펌프장과 습지여서 주민들에게는 막힌 공간이었다. 성수동에서 어린시절 추억을 되돌아보면 허름한 담장 너머로 습지가 있어 어른들에게는 위험한 지역이었지만 몰래 부서진 개구멍으로 오가며 개구리도 잡고 숨바꼭질도 했던 우리들만의 아지트이자 놀이터였다. 하지만 점점 커가면서 어른들은 이곳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되었고 차츰 나도 가지 않게 되었다.


성수동에서도 이 근방은 오랫동안 집값이 싼 지역, 동네 골칫거리였다. 여름이면 펌프장과 습지에서 올라오는 썩은 냄새에 머리가 아파서 인근주민들은 창문을 열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서울숲을 조성하면서 성수1가 2동에서 서울숲으로 이어지는 이 곳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은 높았다. 주민들은 오로지 냄새가 나지 않게, 안전하게 만들어주기만을 바랬다. 


친구들과 나의 놀이터였던 습지는 성수동 주민의 골칫거리, 없애고 싶은 장소 1순위가 된 것이다.  결국 콘크리트로 덮혀졌고, 일부에는 운동장이, 한켠에는 거주지 우선 주차공간으로 들어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어른이 된 나는 그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사무실에 출근을 한다.


성수동 주민으로서 안타까운 점은 주차장이 처음 생겼을때는 주차공간 사이 화단에 나무와 잔디가 잘 가꿔졌었는데 세월이 흐르다보니 나무는 대부분 죽고, 잔디밭은 잡초밭으로 바뀌어갔다. 누구 하나 관심가져주는 사람들은 없는 것 같았다. 


심지어 잡초가 무성한 화단위에 주차를 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주차장이니 차만 많이 주차시킬 수 있으면 그만인 것인가? 이 화단들이 계속 방치되고, 언젠가 없어져서 주차공간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을 오히려 더 좋아할까? 안타까움과 씁쓸함에 그곳을 지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런데 그 곳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주차장 입구 첫번째 화단에 누군가 해바라기, 채송화 꽃을 심어놓은 것이다. 계속 관심을 갖고 주변을 살피니 그 꽃들은 조금씩 다른 화단으로 퍼져갔다.  봄, 여름이 지나니 5개의 화단에 정원이 완성되었다. 꽃은 다양했지만 화단은 소박했다. 집에 핀 꽃들을 아름아름 옮겨심은 듯한 느낌이랄까.


점점 화단을 가꾼 이가 궁금해졌다. 호기심에 출퇴근길에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아무나 붙들고 무턱대고 물어볼 수는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  동료들에게 게릴라가드닝한 곳을 구경시켜주러 갔다가 우연히 주인공들인 미녀삼총사를 만났다! 


"거기 해바라기도 찍어요" 

우리처럼 화단 앞에서 꽃들을 구경하고있던 어머님들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어! 혹시 이 꽃들 심으신 분이세요?"


"응, 우리가 사다가 심었지. 1호, 2호, 3호, 4호, 5호야"


"우와!  처음에 어떻게 심게 되셨어요?"


"이 길로 매일 서울숲 운동을 다니다 한군데다 꽃을 심었는데 사람들이 이쁘다고 하니깐 이 동네 사는 친구한테 같이 하자고 해서 몇개 더 심었지이 친구는 여기서 꽃 구경하다가 만나서 같이 하게 됐고"


"그럼 매일 여기 오세요? 물도 주세요?"


" 이 근처 사는 친구는 아침마다 오고, 우리도 자주 오지. 저녁 6시에 여기서 만나서 꽃도 보고 운동도 같이하고 그래"


"그러면 앞으로 계속 심으실꺼예요?"


" 힘들어서 4호까지만 심으려고 했는데 요기 해병대 분들이 자기네 앞도 예쁘게 심어달라고 해서 여기까지 심어줬어"


"아, 저도 여기 너무 삭막해서 항상 안타까웠거든요. 너무 좋아요. 감동이예요 "


"여기도 서울숲 가는길인데 서울숲 공원에 심은 꽃들 바꾸고 나서 여기에 심어달라고 했더니 안된다고 하더라고.."


"네..여기는 서울숲이 아니어서 그럴꺼예요"


"더  하고싶어도 잡초 뽑기도 힘들고, 꽃 구하기도 어려워서 더 못하겠어 "


"나중에 저희들이랑 같이 심으면 어떨까요? 꽃은 저희들이 가져올께요."


"우리야 6시에 여기서 매일 꽃 구경하니깐. 만나고 싶으면 언제든지 이리로 와."




말 한마디에도 꽃향기가 묻어나는 미녀이총사(?)와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사시사철 꽃이 피는 미녀삼총사의 마지막 멤버 어머님네 집앞 화단도 구경해보았다. 집에 안계셔서 만날 수는 없었지만, 머지않아 성수동의 미녀삼총사를 다같이 만날 날을 기대해 본다. 왠지 그녀들에게는 성수동에 심어놓은 꽃 만큼이나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가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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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울그린트러스트
새소식2013.04.17 14:51

 

 

"성수동에 사시사철 동네꽃축제가 펼쳐집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서울숲공원 근처 성수동에 '녹색공유센터'라는 둥지를 틀고 이사온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저희들은 녹색공유센터를 거점으로성수동 동네 주민들과 함께 서울숲과 성수동을 잇는 '동네꽃축제'프로젝트를 해보려고 합니다!

 

# '동네꽃축제' 프로젝트 배경은?

2005년 6월 18일, 서울숲공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숲 공원안에는 나무, 꽃 등 여러 녹색들로 가득합니다.  

이런 녹색들을 가까이에서 즐기며, 느끼며 체험하는 시민들도 많아졌습니다.

 

서울숲공원이 생긴지 올해로 7년이 넘었는데요.

아직 서울숲공원 밖, 테두리에 있는 성수동은 곳곳이 회색이랍니다.

 

뚝섬역에서 내려서 서울숲을 걸어가보면

쉽게 볼 수 있는 공장지대.

우뚝 솟은 아파트.

길의 경계를 나누는 수많은 빨간벽돌과 시멘트 담벼락.

 

이런 대형 도시공원과 인근 지역 녹색자원 불균형 문제를

지역의 가장 중요한 주체인 '주민 참여'를 통해 '지역 재생'을 해나가고자 합니다.

 

더불어, 가드닝은 돈있고, 땅있고, 식물을 잘 알아야지 할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성수동 주민들이 신나게 동네에서 가드닝 할 수 있도록 녹색공유센터가 지원하려고 합니다.

 

3월, 성수동 골목을 몇차례 돌아다녔습니다. 다양한 집과 다양한 길을 직접보니

한눈에 봐도 개선이 꼭 필요한 길거리도 만났고, 길 한켠에 식물을 아기자기하게 잘 가꾸고 있는 집도 만났습니다.

성수동 골목탐방기! 사진으로 만나보실까요?

 


녹색공유센터 옆에 있는 연립인데요. 

건물 사이사이 이렇게 자투리땅에 주민분들이 화분을 내놓기하고, 채소를 기르고 있었답니다.   

 

 

성수동 대부분의 골목길 모습입니다. 시멘트 담과 빨간 벽돌 담벼락이 가장 많습니다.

 

 


군데 군데 빈 화분들이 굉장히 많더라구요. 이런 빈 화분에라도 꽃이나 채소를 심어 가꾸면 참 좋을텐데...

 

 


다세대 주택 뒤에 작은화단이 있었어요. 봄이 되면 어떤 식물이 자랄지 참 궁급합니다.

 

이런 성수동에서 동네 어린이,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함께 우리동네 길을 이야기 나누고, 즐거운 길문화를 꿈꿔 나가고자 합니다.

골목골목 회색빛 길에 꽃을 심고, 채소를 가꾸고, 쓰레기를 줍고, 부숴진 길은 정비하면서

공공을 위한 동네 길가꾸기 활동이 일상으로 스며드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니 성수동 '동네꽃축제'가 머릿속에 막 그려지기 시작했어요. 

동네꽃축제는 크게 '우리동네 길가꾸기'와 '10월 동네꽃축제 행사' 2가지 프로젝트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인데요.

 

'우리동네 길가꾸기' 프로젝트를 통해 성수동 동네 주민들에게 가드닝 문화를 전파하고 함께 살맛나는 길을 가꾸어 나가고 

'10월 동네꽃축제 행사'에서 이런 녹색활동을 하고있는 다양한 공동체를 모으고 사람, 공간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서울숲공원의 푸르름이 넘실넘실~ 담을 넘어 성수동으로~!'

'내집 안에 있는 식물들이 넘실넘실~ 담을 넘어 동네 길가로~!'

성수동 골목마다 이런 초록 문화가 넘실넘실한 즐거운 마을이 되길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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